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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보물섬 남해 울트라 100마일 대회 후기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10-06-10 16:20
조회수: 2937 / 추천수: 394


1. 대회명  : 제2회 보물섬남해 울트라마라톤대회
   대회일시 : 2008년 5월 17일(토) 13:00 ~18일(일) 15:00
   대회장소 : 남해스포츠파크일원 / 보물섬마늘나라일원
   대회코스 : 160km

2.참가배졍
성지순례울트라 도중 산에서 넘어져 다친 발목이 완쾌되기도 전에 다시 100마일 도전이다.
입금만 하지 않았어도 참가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올해 세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무리인 줄 알면서도 최대한으로 stress를 가해보는 중이다.
종단 준비 과정으로 어리석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몇번이고
망설이다 도전한다. 남해의 지형은 어느정도 익숙한 지라, 천천히 설렁설렁 뛰면서
다도해의 멋진 풍광도 즐길테다.

인적없는 조용한 까만 밤을 달리고 또 달리다 보면 볼을 스쳐지나는 미풍의 감촉과
입에서 품어저 나오는 거친 숨소리, 자박자박 이어지는 발자국 소리 뿐일게다..
힘들면 잠시 걷고 친구가 그리우면 고개를 들어 쏟아질것 같은 별을 감상하고 때때로
저 멀리 수평선 자락엔 고기잡이 배들의 조명도 멋들어질 것이고 앞뒤 주자들의 깜빡이도
한 밤중 도로를 따라 가며, 멋진 행진을 이어가겠지.
그 동안 자신을 돌아볼 여유없이 바쁜 척 하였는데, 모처럼 자기 반성의 여유까지
덤으로 누릴 수 있는데 가지 않을 수가 없다.

대회 시작은 13:00시 이지만 거리가 멀고 교통편이 여의치 않아 05:00 기상 대충 챙겨
대전발 진주행 06:20버스에 올라 모자란 잠을 청했다. 08:20 진주에 도착, 터미널
인근 식당서 아침을 해결하고 남강대교를 지나 옛 추억을 더듬으며 진주역까지 걸었다.
30년 전 군생활 때 3개월 머물던 그 시절과 별로 달라진게 없었다.
진주역에서 카풀로 남해 대회장까지 가기로 했는데, 외국인 두명이 가세하여 자리부족으로
자신해서 무쏘 짐칸으로 옮겨 탔다. 두다리 쭉 뻗고서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마늘밭과
연안의 귀여운 작은 섬들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집결지인 스포츠 파크에 도착하였다..
먼저 낯익은 얼굴들과 인사를 나누고, 인근 횟집에서 매운탕으로 점심을 마치고 출발
준비를 하였다. 발목 부위만 간단한 테이핑하고 은밀하고 부드러운 부위와 발에는
바세린을 발랐다. '연습은 실전 같이'.  기본적인 상태서 달리고자 다소 준비 소홀?
수준으로 마무리 했다.
지형도 대충은 알고 있고 고저도 해발 200m 이내서 오르락 내리락이니 멋진 경치나
감상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즐런하자는 다짐과 함께 출발!

3. 160km의 긴 여정
출발 2008. 5. 17. 토요일 13:00
한나절 정오에 출발이라 햇살은 따가웠지만 해안을 따라 드넓게 펼쳐진 초록빛 바다와
상큼한 해풍에 마음이 들떠서 가뿐 숨을 몰아쉬며 선두 그룹으로 망운산 입구까지 달려본다.
초반부터 오버페이스 인줄 알지만 이제 오르막 코스를 걸어야 하니 별 문제 없을터,
급수 지원 받고 토마토 한주먹 챙겨서 부지런히 걷는다.-망운산 입구 6.7Km

45도 정도의 급경사 인데도 주자들은 빨리도 걷는다.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
울트라 철녀인 C여사도 쌕쌕거리며 추월해 앞서 간다. 하동 매실의 탁월한 효능에 대한
얘기도 듣고 서로의 안부도 물으면서 급경사를 속보로 한참을 오르다 보니 10km지점이다.
- 망운산7부지점 10Km(14:20)

분명 해발 200m 내외서 오르내리락 하는 것으로 알고 왔는데 이건 800m 고지도 넘는것
같다. 느낌이 좋지 않다. 하지만 산 정산 능선따라 피어 있는 철쭉과 탁트인 전망, 바다에
박혀있는 섬.섬.섬들을 바라 보며 잠시 피로를 잊는다 - 망운산정상 11Km

바로 이어지는 내리막길, 1km 남짓 비포장, 5km정도의 시멘트 포장 급경사 길,
발목과 무릎 부상 입지 않으려 바짝 긴장했으나 걷는 것이 더 힘들어 조심스레 뛰어본다.
한참을 뛰어도 계속 이어지는 울퉁불퉁한 급경사다.. 우측 발이 돌출부에 걸려 넘어질
뻔하면서 왼쭉 발목에 심한 충격을 느꼈다. 속도를 줄이고 코너 부위는 걸으며 조심조심
아스팔트 포장길로 들어섰다. 아스팔트 길이 이렇게 쿠션이(?) 좋은지 미처 몰랐다.
조그만 여러 어촌 마을을 지나다보니 자주 보던  L씨가 무척 힘겨워 보여 힘내라고
격려하곤 앞섰다.-정포삼 삼거리 20km(15:30)

얼마를 더 갔을까? 남해대교가 눈에 들어온다. 가족과 여행 할때 여러 번 대교 위를
지났지만 다리 밑 해안도로를 지나보긴 처음이다.-남해대교 33km(16:50)

멋진 경관을 뒤로 하고 달리는데 횟집 주인 아줌마가 냉수를 권하며 "10등 홧팅!!"
격려해 준다. 정성을 고맙게 받고 "건강 하세요" 덕담하고 용기백배..
벗나무 터널을 지나며 즐런하는데, 그윽한 향내가 진동을 한다. 주변을 아무리 살펴
봐도 그럴싸한 꽃들을 뵈지 않고 하얀 찔레꽃만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설마 저꽃에서…잠시 언덕을 걸으면서 길가에 핀 찔레꽃에 코를 대고 한 껏 숨을
들이 마셔 보니, 바로 그 향내음이다. '세상에! 주변의 흔한 찔레꽃 향을 이제야 느끼다니'
참으로 놀라웠다. 도로변에 서 있는 야자수의 노란 꽃술도 신기 했고,인적없는 적막한
숲길을 혼자 다 차지하고 오월 초저녁의 정취를 한 껏 즐기고 있자니 너무나 좋다!!
몸은 지쳐 있으나 맘은 한없이 가벼워지고 모든 것이 고맙고 감동뿐.. 이대로 멈췄으면..

어느 시인의 한 마음이 떠 오른다.
"흘러만 가는 강물 같은 세월이지만, 살아 있음으로 얼마나 행복한가를, 더욱더 가슴
깊이 느끼며 살아야겠다".  지난 세월 아쉽고 안타갑지만, 뭔가 알만한데
청춘은 저만치 가고 없으니….
완만한 경사지만 조용히 한참을 걸었다. 너무나 좋아서 뛴다는 것이 너무도 경박스러
워서? 후미 주자들이 추월하고서야 다시 달렸다.- 문향마을40km지점 1CP(18:10)

하루일을 마무리 하려는 농부들과 조용한 시골풍경을 뒤로하고,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며 속도를 내서 달렸다.-현대오일남양제1주유소 45km지점(18:44)

큰 도로로 나오니 남해 마늘 축제일 이라서 그런지 차량 통행이 너무 번잡스럽다. 그런데
좌측 발목에 이상 신호가 자주온다. 벌써 이러면 안되는데…..행사장을 지나 드디어
FINISH에 도착. 짊을 풀고 허기진 배를 달랬다. C여사도 조금전 도착 했다며 주로에서
힘겨워 하던 L씨의 안부를 묻는다. 그리곤 자신도 종단 준비를 위해 2주 간격으로 대회출전,
심신에 최대한 stress를 가해보는 중이란다.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충고(?)하고선
곧바로 출발했다 - 초음탈박물관 55km지점(20:00~17)

이젠 날도 어두워 깜깜한 해안가, 평탄 도로를 열심히 뛴다. 가끔씩 방죽 수로에서
실 뱀장어 잡는 사람과 마주칠 뿐 창선대교까지 정말 조용한 바닷길이다.
대교를 지나면서 발목에 통증이 와서 한참을 걸었다. 종단 대비한 훈련이라지만
이렇게 연이은 도전이 옳은것인지, 또 굳이 해야만 하는건지. 그럴 가치는 있는 것인지
여러 상념에 젖어 스스로 연민의 정을 느낀다. 한심하고, 불쌍하고, 에고 내팔자야!
- 광천보건소 70km지점(22:30)

군에 간 아들과 가족에게도 미안한 생각이 들면서 자꾸 약해진다. 미안한 맘을
잊어보려는듯 파스만 연신 뿌려된다. 우짜든 급식과 의복 교체 지점까진 가보고 결정하자
마음을 다지며 뛰다 걷다 반복한다. 힘겨운 자신과의 싸움이다.-당항고개80km지점(23:59)

나약했던 시간은 어느덧 흐르고 확복할수 있는 지점에 도착한다. 얼른 신발벗고 물로
발을 씻으며 살펴보니 외견상으론 문제 없어 보인다. 다행이다. 통증도 사라지는것 같다.
식욕도 왕성해서 한 그릇 더 먹었다. 컨디션이 좋다는 징후인데, 한참을 쉬면서
스트레칭. 발 마사지로 몸을 달래고 다시 출발했다-남해해양과학고 87km(01:20~59)

포기한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조금은 걸어야 하는데도 곧바로 뛰기 시작했다.
배도 부르니 20km 정도 즐겁게 갈 수 있을 것 같다. 해안 길을 혼자서 오르내리락
하며 여러팀을 추월하다보니 다른 주자들과도 상당한 거리를 유지하게 된 듯…
주위는 칠흑 같은 어둠 뿐이다.
깜깜한 산길을 오르다보니 밀린 잠이 쏟아진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버스정류소에
들어가 문을 닫고 잠시 눈을 붙인다. '세상에 이리 편안하고 행복한 걸!'
잠결에 들리는 주자들의 대화 -"누가 저리 뱃속 편하게 자노?" 한기를 느껴 일어나보니
20분 정도 잔 것 같다. 피로가 확 풀리고 맑아진 정신으로 다시 즐런이다.
혼자서 해안도로를 오르내리다 보니 살포시 여명의 빛이 보이기 사작한다. 흐린
날씨여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는 안도와 함께, 멋들어진 다도해를 바라보며
감흥에 젖어든다.

이제 100km 지났나? 아직도 60km….아득하게 느껴지지만 지금 같은 날씨면 큰 고생
없이 마칠 수 있을텐데. 곱지 않은 햇님 행차 전에 부지런히 달리자. 선행주자 몇 팀
추월하다 보니 미조항이 눈에 들어온다. 4년전 정초에 일출보러 왔던 곳이다.
잠시 구경하고 내리막길 내려오는데 다시 발목 통증이다. 가게 들러서 콜라 한병
마시고 조심스레 달려본다. 완만한 오르막과 평지는 달리고 내리막은 무조건 걷는다.
- 설리해수욕장입구110km(06:00)

상주해수욕장과 금산 보리암이 한 눈에 들어오는 언덕에 이르러 멋진 아침 장관을
한동안 즐기곤 아침 식사 챙겨주는 4cp를 향해 달리는데 햇살이 무적 따갑다.
발가락도 물집이 생겼나 따갑다. 가게에 들러 아이스크림 입에 물고 다시 힘내
달리다보니 어느덧 120km 지점이다.
바로 화장실에 들러서 지하수로 머리를 감고 세면과 양치를 했다.
발도 씻고 취약부위는 물 수건으로 씻어내곤 바세린을 발랐다. 식사는 별로 생각없어
과일과 오이만 챙기고 다시출발- 금산입구주차장120km(07:20~50)

짜증나는 따가운 햇살, 한참을 달려 급수대에서 토마토로 아침을 대신하고 출발하려는데
16위란다.-앵강고개삼거리130km(09:00)

다시 힘내어 달리지만 내리막 길엔 무조건 걸었다. 지나온 반대편 해안을 보며
위안을 삼는다. 저기쯤 (10km정도) 뒤쳐진 주자들을 생각하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진한번 찍고 또 달린다. 내리막엔 걸어야 하니 평지와 언덕을 뛰어야 한다.
- 오르막커브길반사경140km 지점(10:25)

핸드폰을 보니 이쁜이의 격려가 많이 와 있다. 먼저 서회장에게 아직 살아있음을
전하고 다른이에게도 소식을 전한다. 그리고 다시 뛰다보니 가다랭이 마을이 보인다
복잡한 관광객 차량 사이를 뚫고 사진 몇장 찍고 마늘 구경하곤 다신 달린다.
마산마을 앞바다 경치 한 컷. 내리막을 걷다보니 후미 주자들이 자꾸 추월해 간다
- 운암마을삼거리150km지점(11:30)

- 운암마을삼거리150km지점(11:30) 이제 10km 남았으니 거의 끝나가는 셈이다.
완주는 하겠구나 하는 안도감과 트랙 25바퀴를 생각하니 웃음이 절로 난다.
유구 마을을 지나면서 슈퍼마켓 팻말을 보니 콜라 생각이 간절하다. 가게를 찾다가
공사로 파헤친 도로에 우측 발목이 삐끗. 방심한 댓가인가?
다시 발목통증이 시작되어 천천히 걷다보니 계속 추월 당한다. 마음 같아선 뛰고
싶었으나 다음을 위해 꾹참고 페이스 유지하면서 여유있게? 즐기면서 마무리
하자. 덕원마을 방조 어부림도 구경하고 도로가 오디도 따 먹으며 여유있게
finish line 을 통과 했다.- 도착
도착 2008. 5. 18. 일요일 13:05(총달린시간 : 25:05)

완주기념 사진 찍고나서 씻지도 못하고 어제 함께한 카폰차량 얻어타고 남해 버스터
미널로 직행 했다. 아침, 점심을 걸렀는데도 허기도 느껴지지 않고 무사 완주했다는
안도감에 편안한 마음이다. 교통편만 좋으면 주최측에서 준비한 부페와 온천욕도
즐길 수 있었는데 아쉬웠다.

4. 완주 그후
< 반성 할점 >

1. 참가 직전 공지사항을 필히 숙지해서 주로 상황을 정확히 알고 대비 해야 할 것.
2. 내리막길은 항상 부상방지에 최우선 할 것.
3. 준비물은 사전에 미리 챙겨 빠트리는 것이 없어야 할 것.
4. 예비식량은 최소화 할 것

< 새로운 정보 >

1. 하절기 주행엔 소금 필수(간장이 더 효과적임)---다리 근육 경련에 특효일 수도 있음.
2. 발가락 테이핑엔 3M 밴드
3. 발목(복숭아뼈위) 테이핑 효과

*처음으로 써보는 후기, 간단하게 올렸으나 날아가버렸고, 바쁘다는 핑계로 한참
지난 후에 기억을 더듬어 쓰려니 부족한 점이 많아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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