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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0년 유성 울트라 100KM 완주기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10-06-10 16:23
조회수: 2890 / 추천수: 437


*** 유성 울트라 100KM 완주기 ***

** 대회개요
대회명 : 제 6회 유성온천 100KM 울트라 마라톤
일시   : 2010년 5월15일 18:00 ~ 5월16일 10:00(16시간)
집결지 : 유성온천 갑천변 ~ 계룡산 일대 ~ 유성 갑천변
주최   : 유성 온천 울트라 마라톤 조직위원회
주관   : (사) 대한 울트라 마라톤 충남 지맹
후원   : (사) 대한 울트라 마라톤 연맹 (KUMF)

**참가동기: 유성 울트라는 영동곶감울트라, 대청호 울트라, 충주호 울트라와 함께 충청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로, 영동울트라도 홍보하고 대회 준비와 진행 과정도 배우고자 이운희님, 민병찬님과 함께 참가함.  모두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 출발준비
두분은 기차로, 나는 자가용으로 세시간 전에 갑천변에 도착, 조직위원들과 인사 나누고 서둘러 준비. 어제 한의원에 가서 침 맞고(발목) 부항 뜬 종아리에  테이핑.
*발목 뒷굼치에서 무릎 오금까지 Y형, 발목 위 가로 질러 ___ 자형, 발바닥 앞부분
*발가락 부위 3M 밴드 처리
*사타구니, 발과 발가락, 겨드랑이, 등과 어깨에 바세린 바르고 발가락 양말 신는 것으로 준비 끝.
*배낭에는 예비용 옷한벌과 발가락 양말, 바세린(작은통),칼, 후시딘연고,3M 테이프,우의,화장지, 비상식량
(쵸코바,떡,꿀,껌) 윈드자켓

**출발
일찍 준비 마치고 영동 울트라 홍보에 열심한다.
옥천팀 5명과, 전국에서 참가한 여러 울트라 전사들에게...
영동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환상적인 코스와 지역 주민의 열성에 감동했다고.
출발 전 스트레칭, 완주는 할 수 있을지, 제대로 뛰기나 할런지 모르겠다.
초반에 페이스 유지하고, 완주 만을 목표로 기술적인(?) 달림을 고수하려고 중간 그룹에 끼어 계룡산 매표소 입구 (15KM)까지 달리며 몸 상태를 체크해 본다.
속도는? 보폭. 착지상태, 발자욱 소리, 부상중인 발목과 장딴지는 ?
첫 울트라 도전 때 보다 더 신경쓰고 페이스 유지하면서 즐런 합니다.
현충원 지나고 박정자 삼거리 (13K) 못 미친 고개 마루에서 기념사진 찰칵, 시원한 바람이 기분을 한층
좋게 하여 콧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계룡산 입구, 직선도로에서부터 짧게 빠르게 뛰고 자주 걷기 시작하면서 여러 주자들과 앞서거니 두서거니하면서 20 KM 지점을 140분에 통과 하네요.

23KM 지점에서 인절미와 절편으로 허기를 면하고 10분쯤 달리는데. 다리에 약간의 통증이 느껴 집니다. 스트레칭후 파스를 뿌리고 달리니 괜찮아져서, 편의점에 들러 콜라 한캔 마시고 다시 뛰는데 모자가 없네요. 좀 전에 스프레이 할 때 흘린 것 같은데, 2KM 정도의 거리, 나~참......... 현재의 몸 상태에선 스피드를 줄여야 하는데 습관이 돼서, 자주 걷지만 빨리 뛰니 몸에 무리가 오나 봅니다. 밤 낮 없이 구제역 방역에 노고가 많으신 분들께 수고한다 말하곤, 쵸코바 하나 먹고 한참을 걷다 보니 원기 회복되어, 벌곡 면사무소(37KM)까지 또 쾌속 질주.  토마토와 바나나 얻어 먹고 커피 한잔후 곧바로 출발이다.
내겐 항상 고마운 JBY님과 동행하고 싶지만 내 컨디션이 따라주지 않고, 서로의 페이스가 달라 홀로 달린다. 앞뒤로 주자들이 보이지 않으니 깜깜한 밤, 나도 후레시를 끈다. 적막만 흐르는데 기분은 한층 좋아진다. 이렇게 달리고 있는 내가 더 없이 행복하다. 도로 주변에 만개한 이팝나무의 꽃 향기가 나를 더 들뜨게 한다. 이름모를 밤새의 슬픈 울음소리도 지금은 한층 정겹게 느껴진다. 언덕을 뒤로 걸어 오르면서 스트레칭 대신하고 내가 즐겨 부르는 림스키코사코프의 인도 송을 흥얼댄다.“ 나난나 나나나~나나 으흠 으후~~ 나나나~나~~”    세상 참~ 좋다 !!!
황동재 언덕에 오르니 논산 시내의 멋진 야경이 한눈에 다 들어 온다. 이젠 뛰어야지. 그런데 얼마 못가서 다리에 통증이 온다. 스프레이 다시하고 뛰다 걷다를 반복하다 보니 벌써 ICP, (45KM). 다리를 지나는데 덤프차량의 질주로 사고 당할 뻔했다.  미친녀석들 좁은 도로에서 그것도 커브길 다리에서 저리 질주하면 어쩌겠다고?

도착시간 체크하고 (12:20)식사를 하는데, 내가 제일 싫어하는 된장국이다.
양말 벗어 발 식히고, 밥알만 건져 먹고 꿀물 만들고 있는데 JBY님 커피까지뽑아 주며 힘내라며 먼저 출발한다. 나도 대충 챙기고 병찬씨와 이운희님께 전화하려다 부담줄 거 같아 그냥 나섰다.
지루한 평지 길을 JBY님 일행과 동반주, 앞세우고 걷다가 따라 붙고 걷다를 반복하면서 간다. 2년 전에는 서정길 전임 회장과 세상사는 이야기며, AI,지난 추억 나누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뛰었는데. 오늘은 혼자다. 그래도 JBY님 종단 실패담, 횡단 추억이야기를 간간이 들으니 그래도 좋다.  몸이 좋아지는 거 같아 일행을 추월해 나간다 세 번째 참가하다 보니 밤인데도 대충 길이 보인다.
신은사 3거리 (60KM)지나고 하대 3거리 (64KM)서 쵸코파이 2개 와 콜라 얻어 먹고 계속달린다. 어느 자봉나온 분께 얻어 마신 식혜는 정말 맛있었다.
혼자 달리고 걷고를 반복하며 나가고 있는데 인기척을 느껴 돌아보니 헤드라이트가 무척 높아 보인다. 키 큰 외국인, 스미스다. 파이팅! 외쳐주고 앞서 보내 준다..
너무도 조용하다. 산속의 모든 사소한 움직임이 다 내 귀로 들어온다. 하늘의 별들도 총총 무척이나 밝다. 만개한 이팝나무, 등나무, 라일락 향까지 주로에 자욱하게 깔려 있으니 어찌 즐겁지 않을까? 모두들 잠들어 있는 지금 나는 이렇게 행복하다, 아~~~ 조금은 미안하기도 하다. 나 홀로 이 즐거움을 누리기가...
속세 사소한 일에 일희일비 해온 자신이 우습다. 서로 이쁜 맘으로 격려해 주며 살기도 짧은 인생, 마음에 상처주고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말 함부로 하기만 하니...........    

70KM지점(03:00)을 지나니 이젠 공주 대전간 도로에 접어든다. 저 만치서 뻐꾸기 소리가 들린다 벌써 동이 트는가?
저놈은 최고의 사기꾼이다. 비록 생존을 위해 그런 쪽으로 진화해온 탓도 있지만, 남의 둥지에 주인의 알을 내다 버린 후 제 알을 낳아 놓으면  알에서 제일 먼저 부화해 주변의 알을 둥지 밖으로 밀어내니 정말 몹쓸 종자다. 또 에미는 부화한 자식에게 자신의 (부모) 울음 소리를 각인 시키려 저렇게 울러댄다나?
저놈에게 놀아나는 새는 딱새 ,개개비,종다리 동고비 등등............ 세상 참 !!!!!
이젠 완주 할 수 있다는 안도감에 다시 힘이 난다. 한참을 뛰고 걷고 하니 어느 덧 마티재 입구(77KM)이다. 정말 맛난 컵라면, 국물까지 다 마시고 출발하는데 (04:20) 너무 춥다.  자켓을 입고 뛰는데 갑자기 컨디션 난조다. 너무 쉬어서 그런지 발목과 무릎도 쑤시지만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에 통증이 온다. 다리에 파스를 뿌리고 마티재 정상까지 계속 걸어 올라간다.
마티재 정상 (80K 05:00) 아래로 펼쳐지는 새벽의 정취를 맘껏 즐기며 눈, 귀, 코, 모두 행복하고 산들 바람이 스쳐 가는 양쪽 볼과 머리카락까지 Happy !!!
2년전 서회장과 동행할 때 보다 한 시간이 빠르다. 완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입가에 미소가 절로 생긴다.
그러나 내리막길부터 고통이 시작될 줄이야.?
뛰기는 커녕 걷기도 힘들다. 자꾸 다리가 엉키고 주저 앉으려 한다. 계속 스프레이로 발목부터 허벅지까지
뿌려대면서 5:5 로 뛰다 걷고를 반복하는데 후미 주자들이 자꾸 추월해 나간다. 12시간대의 마음은 13시간, 또 14시간으로 어쩔  수 없이 처져간다. 그래 큰 부상없이 완주하는 것 만으로도 대단한 경험이라 자위하며 걷다가 (88KM지점) 민가의 수도꼭지 틀고 머리감고 세수하고 나니 기분이 상쾌하고 가벼워진다.
허나 몸이 따라 주지 않으니 거의 걷다시피 가는데 90KM 팻말이 보인다 (06:20)

91KM 지점에서 아이스크림 받아 들고는 계속 걷는다. 뛰려하면, 다리가 꼬이고 자꾸 주저 앉아 지는데 마음 뿐이지 걸을 수 있는 것 만로도 감사하게 느껴진다.   대전 시가지로 접어드는 이곳이 제일 지겹고 힘든 구간인데도, 지금은 얼른  마치고 싶은 마음 뿐, 몸이 따라 주지 않으니 그저 여유 부리는 척 걸어갈 수 밖에.....
그래도 새 하얗게 핀 이팝나무 가로수 꽃 향기에 취해 수시로 찾아오는 통증을 잠시 잊을 수 있어 좋았다. 입하 시절에 피어서?  꽃 핀 모양이 쌀밥과 비슷해서 이팝나무라고 했다던가?
침례신학대 사거리 지나니 (95KM) 멀리 월드컵 경기장이 보인다. (07:20)
이젠 거의 다 왔나보다. 그런데도 이몸은 걷기조차 힘들다. 발가락도 아프고......... 충남 대학교 정문 앞을 지나고 갑천대교 아래를 지나 계속 걷는다.  뛰어 오라는 대회 진행자의 정겨운 넉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유자작, 100M 남기고 못 이기는 척 뛰어서 골인 (08:23).  14시간 23분에 걸친 내가 경험 중 제일 힘들었던 여정을 무사히 마쳤다. 야 흐~~~~~

참으로 무모한 여행이다.  다시 해서는 안되는 그런 여행을 무사히 마친 것에 감사한다. 소속이 다르면서도 열심히 자봉해준 고마운 분들, 주자의 안전을 위해 밤새워 애쓴 주최측, 모두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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